Thank you 신지열 기부자님!
6월이 끝나갈 무렵 100인 기부릴레이 기부금을 슬그머니 보내온 분이 있었다.
‘적지 않은 기부금을 어느 이끔이의 주자인지도 밝히지도 않고 보내다니 누구실까?’
너무너무 궁금해서 예전 자료를 뒤적이다 같은 이름의 연락처가 있어 냉큼 전화를 드렸다. 반갑게 맞아 주시는 전화목소리에 뵙기를 청했다.
약속을 정하는 문자에 ‘대구는 많이 덥습니다.’라는 답문을 보내 왔다. ‘50대 남성이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던데, 이런 세심한 답문을?’ 더 궁금해졌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대구를 찾았다. 듣던 대로 대구는 땀나도록 뜨겁게 맞아주었다.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만난 신지열 기부자는 " 벨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걸 한 건데 멀리까지 오시고 그랍니까? 더우시지예.” 하며 처음 찾아 온 사람을 아주 편안하게 맞아 주셨다.
신지열 기부자와 여성재단의 인연은 2010년 5월부터 시작되었다. 선생님이 영상의학과 과장으로 재직 중인 파티마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는 동료의 권유로 100인 기부릴레이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매년 기부주자로 참여한 것이 올해로 다섯해가 되었다.
어떻게 기부를 하시게 되었냐는 질문에 기부란 특별히 무엇을 결심한 후 행하는 것이 아닌,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그냥 그런 것이라 답한다. 일본에서 금속공학을 공부하신 아버님이 어머님과 함께 한국전쟁 당시 갈 곳 없는 가난한 이웃 백여분을 집으로 들여 3년간 돌봐주셨다 한다. 이런 부모님을 보고 자란 탓에 나눔은 늘 봐왔던 익숙한 것이라 하신다. ‘열개를 가진 사람은 하나를 내어놓지만 백개를 가진 사람은 열 개 내놓기를 어려워 한다’라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든다고 했다.
말씀 중 탁자위에 철학, 미술사 등의 책이 놓여 있어 여쭤 보니 진료와 컨퍼런스, 세미나 등 바쁜 병원생활 외 책읽기와 여행은 꼭 챙기는 편이라 하신다. 고전문학, 철학, 미술사 등 책에서 발견하는 오래된 미래인 삶의 지혜와 여행하는 즐거움을 잠시 나눠 주셨다. 피곤하고 괴로울 때 가는 여행은 두고 온 걱정거리로 인해 그 즐거움이 반감되니 평소에는 주어진 일 열심히 하되, 그러나 일 년에 한 번은 꼭 여행을 가신단다. 열심히 보낸 일상을 뒤로하고 근심 없이 떠나는 여행을 통해 충분한 휴식과 즐거움을 얻는다고 하신다. ‘삶을 충실하게 균형 있게 사시는 분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촬영한 필름을 보고 환자상태를 진단하는 영상의학과 특성상 외과, 내과 등과 항상 팀웤으로 일하시는 선생님께 여성재단의 100인 기부릴레이도 팀플레이 임을 설명드리니 소식지에서 접했던 ‘이끔이’, ‘주자’ 등의 단어 사용의 이유를 알겠다며 웃으시고는 다음에는 당신도 주변 지인들에게 권해 보겠노라 하신다.
여성재단에서 오신다기에 최근에 보내 온 소식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셨다며 웃으신다. 올해 여성재단이 파티마병원과 함께하는 양육미혼모 건강지원사업 진료도 하신 적이 있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렸다.
“꾸준히 걷기운동을 하세요. 그리고 일 년에 한두번 꼭 내시경 검사는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