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마리셀, 박성은, 전미영, 김태희, 흐엉씨

 

보태면 달라지잖아요!

 

여성재단 기부자 중에는 지원을 받은 수혜자에서 기부자로 나눔의 선순환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다.

여수다문화여성쉼터는 다문화가정 자립지원 사업과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희망날개 사업 지원을 받은 파트너단체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전미영 씨를 만나러 여수행 기차를 탔다.  

  

서울은 가을비가 내려 쌀쌀함마저 감돌고 있던 날, 여수는 여름날마냥 해가 내리쬐고 있었다. 남쪽의 뜨거운 태양 아래 짭조름한 바다냄새를 맡으며, 노천의 분위기를 낸 카페에서 전미영 씨를 만났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평범한 주부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녀는, 2009년 여수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에서 봉사활동이 계기가 되어 현재는 여수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내 정부지원없이 운영되고 있는 여수다문화여성쉼터에서 일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선원으로 온 외국인근로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상담통역을 하는 김태희씨와 흐엉씨, 그리고 얼마 전 쉼터를 나와 자립한 마리셀씨가 함께 했다. 그녀들은 모두 작년 100인 기부릴레이에 십시일반 마음을 보탠 분들이다.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와 쉼터에서 하는 일은?

 

전미영 센터 초창기에는 입국한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필요한 한글교실과 컴퓨터교실 등을 운영했으나 지금은 외국인근로자들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휴대폰 개통이나 외화송금 같은 일상적인 일에서, 임금체불, 폭력문제, 산업재해 등 일하면서 일어나는 일까지 해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합니다. 나라별로 언어가 다른 관계로 이주여성들 중에서 통역이 가능한 사람들이 상담을 도와주고 있어요. 쉼터는 주로 가정폭력으로 집을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주여성과 아이들에게 안전한 주거제공을 하고 있어요. 쉼터에 있다가 일부는 가정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일부는 자립하는데과정이 쉽지가 않아요.

 

쉼터에 오는 여성들과 그 남편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전미영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려면 시간이 걸리죠. 이주여성들이 우리말과 문화를 익힐 때까지 남편과 가족들이 기다려주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남편들은 부부관계를 거부한다고 만삭의 아내를 짐 싸서 내보내기도 하죠.(한숨) 외국인 아내를 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어야 해요. 또 시어머니를 비롯해 시댁 가족들의 배려도 중요해요. 이주여성들에게만 맞추라고 할 게 아니라 남편과 시어머니가 아내, 며느리의 나라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참 중요해요.

 

(함께 한 이주여성들에게) 적응하는데 얼마나 걸렸는지, 어려움은 무엇인지?

 

김태희(한국생활 10년차) 한국말을 익히는 데 3년 걸렸어요. 한국사람들은 아직도 우리에게 묻지도 않고 행동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이주여성들을 무시한단 생각이 들어요. 무슨 일이든 같이 상의해서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마리셀(한국생활 7년차) 난 결혼하자마자 딸 연년생을 낳느라 집에만 있었어요, 그래서 한국말 배울 기회가 적었어요. 한국말 배우는 것도 힘들었고, 한국을 이해하는 데는 5년은 걸린 것 같아요. 한국사람이랑 외국사람이랑 똑같이 대해주면 좋겠어요. 우리가 한국말을 잘 못한다는 차이만 있지 생각이 부족하고 행동이 어린 것은 아니잖아요.

 

흐엉(한국생활 5년차) 저는 5년도 부족해요. 아직도 어려워요. 내가 엄만데 우리 시어머닌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으시고 딸아이를 파마시켰어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너는 몰라도 돼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모두(이구동성으로) 진짜루~~~ 좀 기다려주었으면 좋겠어요!

 

이주여성들께 직접 들으니 그들의 어려움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낯선 나라에 와서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상담통역을 하는 김태희씨, 흐엉씨, 아픔을 딛고 두 딸과 완전한 자립을 준비하는 마리셀씨 모두 씩씩하고 아름다웠다.

 

전미영씨에게 쉼터의 형편도 어려운데 왜 기부를 하는가 물었더니, 우리가 최대의 수혜자인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주여성들과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해 하루가 모자라도록 백방으로 뛰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온화하고 수줍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 전미영씨의 얼굴에 그 답이 있었다. 그녀들은 여성재단이 진행하는 폭력 없는 세상을 위한 모금 캠페인 만만클럽의 기부약정서를 받아들고 주변에도 권유해 보겠노라며 수줍게 웃었다.

 

 

. 박성은

 

 

박성은님은 2014 100인기부릴레이 이끔이이며 글쓰기 재능나눔 기부자임.

스스로를 두 딸을 키우면서 비로소 사람이 되었다고 자부하는 엄마이며 17

안 집안을 잘 지켰으니 이제 사회로 나가는 문을 열어보고자 하는 소심한 아

라고 소개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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