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여성 정아씨의 꿈과 직업 그리고 여성으로 살기




지난 7월, 3주의 긴(?) 실습이 끝나갈 무렵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약간의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염정아(숭실대 3학년)씨. 잠시 심호흡차 재단 옥상에서 만났다. 열심히 일한다는 소문이 났다고 하니, 까르르 웃으며 그렇게 보였냐며 그리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라고 겸손 일색이다. 이번 방학을 이용해 사회복지 실습을 여성재단에서 하게 되었다.

 

재학생들을 위한 실습할 곳 많지 않아

짧은 기간이지만 앞으로의 꿈과 직업선택을 위해 이번 실습은 그녀에게는 매우 중요했다. 여성 관련 활동하는 곳, 사회복지 행정관련 업무, 다문화가족관련 일, 이 세가지가 정아씨가 생각하는 미래이기도 했는데...도움이 필요한 곳, 특히 다문화여성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마침 작년에 여성재단에서 실습을 했던 선배가 알려주어 재단에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실습기간이 짧아서 아쉬웠는데, 이젠 늦잠을 좀 잘 수 있겠죠? 뒤돌아보면 짧은 기간이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긴 했나봐요. 그러나 다들 편하게 대해 주셔서 힘들지는 않았어요.

 

요즘 고민? 관심? 몸이 무겁달까... 건강해지고 싶어서 운동을 해야하는데 생각에만 머무르고 있어요. 실습하면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하하 역시 하질 못했어요. 시간도 부족하고... 실습 끝나면 다시 도전해봐야죠? 사실은 학기중에 필요한 용돈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도 다시 구해야 하네요.

 

여성주의 활동 총여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는 제가 볼 때 가장 이슈화된 건 학내성폭력이다. 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발언이나 데이트폭력 등 일상적인 성문화에 대해 대자보를 붙여서 여론화하거나, 공개강좌를 통해 문화를 변화시켜 나가는 일등을 하고 있어요.

 

정아씨는 내년에 잠시 휴학을 고민중이다. 나의 미래를 위해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 하고 싶은 걸하고 싶어서 휴학을 결심했는데 해야 할 것들도 많이 생겼단다. 꿈을 얘기하다가 현실에 대한 얘기로 인터뷰가 끝났다. 생각도 많고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정아씨가 튼튼한 몸과 마음으로 현실을 마주하는 모습이 멋지다. 잊고 있던 꿈에 대해 얼마나 준비했었나 잠시 나의 꿈을 기억해본다.



글/ 백진영(기획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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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ank you 신지열 기부자님!

 

 

6월이 끝나갈 무렵 100인 기부릴레이 기부금을 슬그머니 보내온 분이 있었다. 

‘적지 않은 기부금을 어느 이끔이의 주자인지도 밝히지도 않고 보내다니 누구실까?’

너무너무 궁금해서 예전 자료를 뒤적이다 같은 이름의 연락처가 있어 냉큼 전화를 드렸다. 반갑게 맞아 주시는 전화목소리에 뵙기를 청했다. 

 

약속을 정하는 문자에 ‘대구는 많이 덥습니다.’라는 답문을 보내 왔다. ‘50대 남성이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시던데, 이런 세심한 답문을?’ 더 궁금해졌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대구를 찾았다. 듣던 대로 대구는 땀나도록 뜨겁게 맞아주었다.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만난 신지열 기부자는 " 벨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걸 한 건데 멀리까지 오시고 그랍니까? 더우시지예.” 하며 처음 찾아 온 사람을 아주 편안하게 맞아 주셨다.

 

신지열 기부자와 여성재단의 인연은 2010년 5월부터 시작되었다. 선생님이 영상의학과 과장으로 재직 중인 파티마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는 동료의 권유로 100인 기부릴레이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매년 기부주자로 참여한 것이 올해로 다섯해가 되었다.

 

어떻게 기부를 하시게 되었냐는 질문에 기부란 특별히 무엇을 결심한 후 행하는 것이 아닌,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그냥 그런 것이라 답한다. 일본에서 금속공학을 공부하신 아버님이 어머님과 함께 한국전쟁 당시 갈 곳 없는 가난한 이웃 백여분을 집으로 들여 3년간 돌봐주셨다 한다. 이런 부모님을 보고 자란 탓에 나눔은 늘 봐왔던 익숙한 것이라 하신다. ‘열개를 가진 사람은 하나를 내어놓지만 백개를 가진 사람은 열 개 내놓기를 어려워 한다’라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든다고  했다.

 

 

말씀 중 탁자위에 철학, 미술사 등의 책이 놓여 있어 여쭤 보니 진료와 컨퍼런스, 세미나 등 바쁜 병원생활 외 책읽기와 여행은 꼭 챙기는 편이라 하신다. 고전문학, 철학, 미술사 등 책에서 발견하는 오래된 미래인 삶의 지혜와 여행하는 즐거움을 잠시 나눠 주셨다. 피곤하고 괴로울 때 가는 여행은 두고 온 걱정거리로 인해 그 즐거움이 반감되니 평소에는 주어진 일 열심히 하되, 그러나 일 년에 한 번은 꼭 여행을 가신단다. 열심히 보낸 일상을 뒤로하고 근심 없이 떠나는 여행을 통해 충분한 휴식과 즐거움을 얻는다고 하신다. ‘삶을 충실하게 균형 있게 사시는 분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촬영한 필름을 보고 환자상태를 진단하는 영상의학과 특성상 외과, 내과 등과 항상 팀웤으로 일하시는 선생님께 여성재단의 100인 기부릴레이도 팀플레이 임을 설명드리니 소식지에서 접했던 ‘이끔이’, ‘주자’ 등의 단어 사용의 이유를 알겠다며 웃으시고는 다음에는 당신도 주변 지인들에게 권해 보겠노라 하신다. 


여성재단에서 오신다기에 최근에 보내 온 소식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셨다며 웃으신다. 올해 여성재단이 파티마병원과 함께하는 양육미혼모 건강지원사업 진료도 하신 적이 있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렸다.


“꾸준히 걷기운동을 하세요. 그리고 일 년에 한두번 꼭 내시경 검사는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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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을 위한 따뜻한 기부

 

캐나다, 이화여대 동문회로부터 온 따뜻한 후원금

 

 

10월 말, 여성재단 사무실로 한 통의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캐나다 오타와의 이화여대 동문회 한은신 회장. 동문회는 매년 회비의 일부를 모아 다양한 이웃들을 돕는 일에 기부하고 있는데, 한국의 여성들을 지원하고자 단체를 찾아보다가 여성재단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여성재단이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자신들이 어떤 사업에 기부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전해왔다.

 

이후 메일을 통해 여성재단의 활동을 소개하고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양육미혼모 지원사업에 후원하기로 결정, 12월 5일 기부금 377,500원을 보내왔다. 

 

“미혼모로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며 자기 자신의 향상을 도모하고 살아가기란 만만치 않은 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간이 앞날의 큰 디딤돌이 되기를, 미래의 훌륭한 어머니, 사회에서 인정받는 여성으로 꿈을 이루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올해로 10년. 18명의 회원이 서로 의지하고 돈독함을 유지하면서 세상의 선한 일에 참여해온 오타와의 이대 동문회. 한국사회 양육미혼모들을 돕고자 멀리 태평양을 건너온 기부금으로 연말이 한결 훈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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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짝기부자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기부자님들의 기부신청서를 보면 종종 누구의 소개로 기부했다는 분들이 있다.

나눔을 권하고 함께 나눔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지난 10 25, 이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1. 한정연&송민경. 일하며 만난 사이, 이젠 제일 친한 사이~

 

 

직장 동료예요. 처음엔 서로 바빠서 쉽게 친해지지 못 했는데 일하는 걸 보니까 똑 부러지더라고요. 서로 그런 모습을 좋게 여기다 보니 점점 얘기도 많이 하고 친해지게 되었어요. 이젠 취미생활도 같이 즐길 정도에요.”

 

회사 동료로 만난 두 분은 사회생활을 하며 친구로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어 서로에게 감사해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정연이가 여성재단에 기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바로 그날 인터넷에 검색해서 기부신청을 했어요.” 월급에서 조금 기부하는 것뿐이라며 겸손해하는 정연님과 송민경님. 이들에게 나눔은 친구와 함께 해서 더 좋은 일’이.

 

 

2. 최형숙&최준서. 연인처럼 사는 모자커플

 

엄마는영어를 잘해요.”

 

엄마 영어 못하는데?!!!!! 중국여행가서 아이스크림 2가지 맛 주문에 성공했더니 그 다음부터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아요주문이요? 그냥 믹스(mix)’ 라고 말했죠.”

 

연인처럼 산다는 최형숙님과 최준서군 두 모자는 매월 정기기부를 하며 매년 준서의 생일마다 돼지저금통을 재단에 가져온다. 매일매일 조금씩 모은 돼지저금통을 기부할 때쯤 깊은 고민에 빠진다는 최준서군. 그런 모습이 최형숙님은 마냥 사랑스럽다고 한다.

 

제가 재단으로부터, 그리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참 많은 도움과 응원을 받았어요. 당연히 나눠야죠. 통장에서 돈이 안 나간다 싶으면 재단에 바로 연락해요.” 나누겠다는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긴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를 보며 자라는 아이. 이들에게 나눔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행복한 일이다.

 

 

3. 김수정&고복순. 서로가 서로의 스승이라고 주장하는 그녀들

 

 

 

“알게 된 지 4년이 되었어요. 학교에서는 제가 교수지만 삶에서는 더 교수같고, 저를 잘 이끌어주는 언니 같아요.”

 

“김수정 교수님이요? 미모와 실력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어요. 졸리다가도 교수님이 강의실에 들어오면 잠이 다 깬다니까요.”

 

서로를 칭찬하기 바쁜 모습이 자매같다. 이들은 사실 대학교 교수와 학생 사이국제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가 100인 기부릴레이를 완주하는데 일등공신이다. 캠페인 경험이 좋았던 학생들이 나눔활동을 더 하자고 해 이젠 상하반기 나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목소리만 들으면 성악전공자로 착각할 정도인 고운 목소리를 가진 고복순님은 목소리 재능기부, 김수정님은 박영숙을만나다도서를 구입해 참여자 전원에게 선물했다. 이들에게 나눔은 또 해도 부족함이 없는 일이다.

 

** ‘박영숙을만나다도서 수익금은  박영숙 선생님 추모사업비에 쓰인다.

 

 

4. 왕인순&안강숙. 오래 만나 이젠 믿고 가는 사이

 

워낙 돕는 일을 많이 하는 친구라, 100인 기부릴레이에 참여하라는 말을 참고 참다가 작년에 말했죠. 그랬더니 이끔이인 저보다 더 열심히 하는 거에요. 덕분에 수월하게 완주할 수 있었어요.”

 

왕인순님이 숨은 이끔이로 꼽는 안강숙님은 구로삶터자활센터 어머니들 한 분 한 분을 직접 만나 나눔을 요청 드리고, 계좌이체확인증까지 챙겨 드렸다고 한다. 바로 신뢰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만난 지 10년이 넘었어요. 왕인순님은 자활센터 어머니가 운영하는 세탁소를 이사간 후에도 찾아와요.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겨요.”

 

사람들의 작은 나눔에도 소중해할 줄 아는 이들에게 나눔은 바로 사람’ 자체가 아닐까 싶.

 

 

 

 

나눔짝 기부자들의 이야기는 무지개처럼 다양한 빛깔을 띠며 반짝였다. 이번 모임을 계기로 더 많은 기부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가슴 벅찬 날이었다.

 

● 글/백경원(기획홍보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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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코로 숨쉬는 세상을 선물하고픈

박미라 기부자님

 

 

 

치과의사 박미라님이 따뜻한 책 <누구나 예쁘게 태어난다>을 펴내고 지난 10월26일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작은 사인회를 열었다. 사실 박미라님은 100인기부릴레이를 통해 여성재단과 인연을 맺은 기부자다. 아주 익숙하게 기부를 요청받고 또 다른 분에게 씩씩하게 기부를 요청했다. 그리고 그렇게 조용히 내색하지 않고 기부를 해온 은둔형(?) 기부자다. 토요일, 그녀를 만나러 간 날 아주 수줍게 반겨주셨다.

 

그녀가 쓴 책은 다름아닌 치아에 관한 얘기였고 그리고 놀랍게도 박미라님 자신이 겪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릴 적 발치한 세 개의 치아

 

초등학교 2학년때 썪은 젖니 세개를 뽑은 후, 급격히 찾아온 비염과 두통, 편두퉁 등으로 그녀는 고통스러운 성장기를 보냈다. 다행히 엄마는 그녀가 통증으로 괴로워할 때마다 마사지와 지압을 해주었고 코로 숨쉬는 습관을 갖게 해주었다. 틀어진 골반과 척추때문에 생긴 요통과 생리통, 내 몸하나 챙기기도 벅찼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스물다섯 나이에 치대에 들어가서야 그토록 아팠던 그 원인을 알게 되었다. 바로 어릴때 잃은 세개의 치아...그리고 그녀는 오쏘트로픽스 orthotropics라는 치료법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은 모두 아름답게 태어났는데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게 되었다며 '콧숨'과 올바른 잇솔질' 그리고 오쏘트로픽스 치유로 잃어버린 아름다운 모습과 마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박미라님처럼 치아때문에 만성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을 향해 관심을 넓혀가게 된 사연을 담았다. 교합이 좋지 않은 환자들을 보며 마음 한구석이 시려오기도 한다.  치아 세 개가 없었기 때문에, 턱관절 질환이 있기 때문에, 목뼈와 척추가 틀어졌기 때문에 그녀가 겪은 상실로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재단과의 인연

 

" 저를 100인기부릴레이에 추천하셨던 분은 아마도 '여성, 건강, 노동' 세미나 팀원으로 보건연 선생님들하고 함께 세미나 할때 뵈었던 분 같아요." 처음 여성재단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박미라님은 처음 여성재단이 만들어진 그 취지를 잘 살려 유연하게 잘 해나가기를, 변하는 세상사에 여성재단만의 철학을 다양한 형태로 펼쳐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이 걸어온 삶을 고스란히 또 세상과 나누려는 박미라님, 아픔을 나누고 건강을 도우려는 한 치과의사의 책 <누구나 예쁘게 태어난다>. 많은 이들의 손에서 읽혀지길 바란다.

 

● 글/백진영(기획홍보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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