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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 녀 ․ 비 ․ 행


“소․녀․비․행”

제주여성인권연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의 이름이다. 학교 밖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녀들과의 만남이 상담소와 쉼터에서의 필요에 의한 만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녀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기 위해 준비한 사업이다.



최근 3년간 쉼터에 입소하는 청소녀들이 늘었지만 기존의 프로그램이 성인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에 청소녀들은 쉼터와 상담소를 따분하고 답답한 곳으로 여기기 일쑤였다.


“쉼터가 어떤 면에서 청소녀들에게 매력이 없기도 해요. 안에서는 정해진 규율을 따라야 하고 외출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점도 그렇지요.”
제주여성상담소 고명희 소장의 말이다.



“소․녀․비․행”에서는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눈으로 느껴요’, ‘몸으로 말해요’, ‘일상의 기술’, ‘내가 만드는 세상’, ‘렌즈를 통해본 세상 읽기’ 등 소녀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프로그램 위주로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열어왔다. 사진을 찍고 손을 꼼지락거려 악세사리를 만들고 숲길을 산책하는 일들로 프로그램이 채워졌다.



그 중 청소녀들이 가장 좋아했던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었을까?


“‘몸으로 말해요’를 가장 좋아했어요. 그 중에서도 ATV 체험이 가장 반응이 좋았죠. 직접 사륜구동 오토바이를 운전해 제주의 오름을 달렸었는데 지금도 종종 그 얘기를 하며 내년에도 하고 싶다고 해요.”


ATV를 타고 오름을 달리는 소녀들이라니! 제주에서만 가능한 얘기가 아닌가 싶다. 그 밖에도 승마, 잠수함 타기, 카트와 사격 등도 ‘몸으로 말해요’에 포함되어 소녀들을 즐겁게 해주었다고 한다.


 

 

소․녀․비․행”의 가장 큰 성과는 참가한 청소녀들이 화요일과 수요일은 ‘그냥 소녀비행 가는 날’이라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시작할 땐 소녀들의 아침잠을 깨우는 것부터 담당 선생님이 일일이 챙겨야 했지만 지금은 한 시간 일찍 나와 기다리거나 사무실 일을 거들기도 한단다. 그리고 담당 선생님들과 다음에 뭘 해보고 싶은지 얘기하며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한다.



“‘소녀비행’은 학교 밖 청소녀, 특히 여성폭력 피해 노출 청소녀들을 위한 대안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학교를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습니다. 올 한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 가능성을 보았고, 내년에는 청소녀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대안 공간 마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명희 소장이 밝힌 ‘소녀비행’의 미래이다.



청소녀들이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온라인 공간과 주거가 일정치 않은 청소녀들을 위해 쉴 수도 있고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는 청소녀 카페와 같은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이 또한 청소녀들의 자발적 운영으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당찬 꿈을 가진 제주여성인권연대에게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은 “어렵게만 느꼈던 청소녀들과 일상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 그래서 없어선 안 될 필요충분조건?”이라 말하는 목소리에 제주에 많다는 바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 한국여성재단 W.C기자단 신민자 -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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