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었습니다!   정원씨

청정원 주부봉사단, 인트리 미혼모들과의 밥상나눔

 

지난밤, 굵은 장대비를 뿌려댄 하늘은 아침부터 푸르게 높았다. 827, 소풍가는 날처럼 설렘을 안고 연남동 <행복한 공간씨>에 들어선 청정원 주부봉사단 5명은 모이자마자 바삐 식재료를 챙기고 음식준비를 시작했다.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는 미혼모들을 응원하는 힘나는 점심밥을 대접하기 위해서다.

 

대상() 청정원의 희망숟가락 물품나눔

  

해마다 추석명절을 앞둔 이맘때가 되면 대상() 청정원은 <희망숟가락> 물품나눔을 여성재단을 통해 여성시설이나 비영리단체 등에 해왔다. 올해는 물품나눔과 함께, 주부봉사단이 직접 만든 음식을 미혼모 모임 인트리(Tree) 회원들과 나누며 담소를 나누는 색다른 명절맞이를 하기로 했다. 청정원 주부봉사단은 전국적으로 25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오늘의 메뉴는 잡채, 갈비찜, 동태전 등 그야말로 명절음식으로 준비했다. 봉사단이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기로 했지만 삼삼오오 봉사단과 미혼모들은 자리를 잡고 음식을 맡았다. 당근을 썰고, 당면을 삶고 전을 부치면서 두런두런 얘기들이 오간다. 늘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해 요리를 도맡았던 이들은 오늘 함께 차리는 음식 앞에서 여유롭게 수다와 더불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정성과 이야기가 담긴 음식들이 하나 둘씩 완성되어 테이블에 차려졌고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접시들을 비우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언제나처럼 밥 먹는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미혼모로 살고 있는 선영씨가 휴먼라이브러리 형식을 빌어 자신의 삶을 들려줬다.

 

모자보호시설에 살았던 지난 3년의 시간,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미혼모로서 살아가기 위해 마음먹고 준비하고 있는 것, 아이 아빠와의 양육비문제 등 때론 씩씩하게 때론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 순간 모두가 라이브러리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삶처럼 공감하며 이야기를 더해 나갔다.


 

 

 

미혼모들에겐

아프기만 한 명절

 

최형숙 인트리 대표는 미혼모들에게 명절날은 아픈 날이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되던 해가 되어서야 명절날 집에 갔었다며 미혼엄마들이 명절이면 가는 여행의 숨은 이유를 들려줬다.

 

봉사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연미씨는 그간 복지관 등에서의 봉사 경험은 있지만 함께 나누는 집밥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미혼모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아이가 먹을 쿠키를 직접 구으며 어떤 분들일까? 20대의 어린 미혼모들일까? 궁금한 것이 많았다.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함께 먹는 집밥

 

청정원 주부봉사단원들은 동네에 있는 누구네 집처럼 편안했던 <행복한 공간씨>에서 이웃을 만나 밥한 끼 나눈 것처럼 넉넉하고 즐거웠다. 어느덧 점심때가 지나 헤어질 무렵, 인트리회원들과 주부봉사단은 함께 대문을 나서고서도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엄마들에게 최고로 맛있는 밥은 남이 해준 밥이라던데, 오늘 모임이 지나고 나니,“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만들고 함께 둥그렇게 앉아 먹는 밥이 더 최고로 맛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부족해도 정성을 담아 모두에게 베푸는 엄마들의 마음이 담긴 밥상을 위하여 이번 명절, 감사와 사랑을 꼭 전하시길!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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