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6일 저녁 8시, 서울시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가슴 따듯한 수 백 명이 모인 아주 특별한 생일잔치가 열렸다. 이날은 1999년 같은 날 최초의 시민사회공익재단이자 여성을 위한 유일한 민간공익재단으로 출발한 한국여성재단이 열 두 번 째 생일을 맞은 날이다.

창립 12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여성재단은 후원기업과 개인기부자, 문화나눔 참여자 520명을 초대하여 <서혜경과 함께하는 딸들에게 희망을>이라는 후연연주회를 열었다. 서혜경 홍보대사(피아니스트)는 9세에 대뷔하여 한국 국립 교향악단과 협연을 하였으며 20세의 나이에 한국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수여 받았고, 국제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첫 번째 한국인이자 피아노의 비르투오소(Virtuoso, 이탈리아어로 연주 실력이 매우 뛰어난 대가)로 국내외 무대에 널리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2006년 유방암 진단과 동시에 의사들로부터 피아노를 포기하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8번의 항암치료와 절제수술, 33번의 방사선 치료를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무대에 복귀, 2008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 컴백 무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을 동시에 연주해 음악에 대한 열정과 탁월함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재 그의 손가락은 한 열성 팬에 의해 손해보험사에 100만불의 보험이 들어있다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 우리 어머니는 소위 말하는 치맛바람이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어머니 못지않았지요.

피아노 콩쿨에서 아주 작은 실수도 허용되지 않았기에 수 만 번을 연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석봉 어머니가 불을 끄고 본인은 떡을 썰며 아들에게 붓글씨 쓸 것을 지도하셨듯이

제 재능을 일찍이 발견하고 꿈을 키워 가는데 조력해주신 어머니 덕분에 저는 불을 끈 상태로도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지요.

오늘 창립 12주년을 맞이한 한국여성재단에 항상 축복이 깃들기를 바라며,

서혜경과 재단, 그리고 여러분 모두의 꿈을 실어 이 무대에서 그때 그 시절의 느낌으로 연주합니다.”


 그 순간 호암아트홀 공연장의 모든 조명이 꺼졌고, 쇼팽의 야상곡이 그의 손을 통해 울려 퍼지는 동안에 관객 일체는 치솟는 감동을 누르며 숨죽여 집중했다.

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했던가.

예술가로서 프로보노운동(전문가의 공익활동)에 앞장서는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여성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어 그 인연으로 금번 창립기념 후원연주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1부에서 쇼팽의 <연습곡 25-1>과 <즉흥환상곡>, 슈만의 <헌정>과 <어린이 정경 中 꿈>, 리스트의 <사냥>과 <헝가리 광시곡 65번>,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뱃노래> 가 연주되었고, 2부에서는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 그리고 슈베르트의 <밤과 꿈>이 이어졌다. 한 곡 한 곡을 연주하기에 앞서 곡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곡의 탄생 배경, 감상 포인트, 작곡가의 사랑과 일생 등에 대해 명쾌하고도 유머러스하게 전해주었는데, 이러한 스토리 있는 연주는 음악에 대한 그의 진정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는 리스트의 <사냥>을 연주 할 때는 피아노의 선율이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표현하여 로맨틱한 사냥의 장면을 연상하기에 충분했으며, 대중에게 잘 알려진 쇼팽의 <즉흥환상곡>과 리스트/부조니의 <종소리>를 연주 할 때는 드라마틱한 표현과 머리카락을 서게 하는 탁월한 기교로 청중을 몰입시켰으며 이는 결국 감동 어린 기립박수를 자아냈다.

 


이번 창립기념 후원연주회를 통해 참석자 모두는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평등하고 따듯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재단의 꿈을 기부자들과 나눌 수 있었고, 모두가 한 식구로서 더 큰 소속감을 갖고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계기를 찾게 되었다.

엔도르핀은 암과 심장병을 예방하며 수명을 연장해준다. 그런데 감동을 하면 엔도르핀 효과의 사 천배에 달하는 강력한 다이돌핀이 분비된다고 한다.

한국여성재단이 앞으로도 이 땅에 모든 딸 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단체로 약진하기를 기대한다.



사진으로 보는 <2011 한국여성재단 창립기념 후원 연주회, 서혜경과 함께하는 딸들에게 희망을> 클릭!!


- 한국여성재단 W.C 기자 장재희 -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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