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란 세상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또한 그 나눔이란 여유로움에서 떼어내서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아주 작은 것을 나누고 보여주고 그것이 다른 이들에겐 커다란 힘으로 작용한다면 그것이 나눔의 미학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재능 나눔’에 대해 참여의사를 물어왔을 때, 망설임 없이 참여하기로 결정을 했다. 
우선은 다문화가정을 위하는 일이라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고, 더더구나 그분들의 집에 온전한 가족사진 한 장이 없다는 말에 더욱 그랬다. 순수하게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남모르게 봉사하시는 분들처럼 많은 날들을 봉사로 지내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도 않은 나로선 봉사라면 몸을 이용한 것이거나 아니면 오로지 ‘사진’이라는 내가 가진 유일한 재능을 통해서가 전부이기에 촬영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가진 것 별로 없는 나에게도 남을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이었다. 
평소에 알고 있던 사진인화전문 인터넷사이트에 전화를 걸었다. 기왕에 주려면 모든 마음을 다해 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였다. 사진인화와 액자까지 협찬을 받고서야 안심이 되었고 마무리를 지은 기분이었다. 혼자서 그 많은 가정을 촬영하기엔 장비문제나 시간의 배분문제 등으로 어찌할까를 고민하다가 내가 사진 강의를 하고 있는 한겨레문화센터 수강생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참으로 신기하고 놀랍게도 많은 수의 수강생들이 기쁘게 달려와 주었고 자신의 장비와 시간을 기꺼이 촬영을 위해 내어주었다. 촬영을 하는 동안 그들의 얼굴이나 눈에선 즐거움과 새로움에 빛나고 있었고 촬영을 위해 자신의 얼굴과 몸을 내어주는 가족들은 어느 순간부터 그 시간을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이야기를 통해서 ‘소통’을 하는 모습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인물사진을 주로 촬영하는 나로선 사람들과의 소통이 아주 중요하다. 그 사람들을 보고 느끼면서 함께 얘기하는 것이 인물사진의 묘미다. 다문화가정의 가족들이 촬영을 위해 함께 카메라를 향하고 있을 때 나는 또 알게 되었다.우리는 모두 같다고. 이러한 봉사나 나눔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참여의 횟수가 적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수강생들과 사진을 고르면서 서로가 느끼고 보았던 느낌을 말하면서 모두는 한마음으로 느끼고 있었다. 나눈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열게 만들고 진심으로 상대를 배려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작은 손재주를 크게 여겨주시고 높게 평가해주신 재단여러분과 다문화가정의 식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고 기꺼이 달려와 준 수강생에게도 감사드린다. 다음에도 이러한 작은 손재주라도 필요하다고 불러준다면 언제든 뛰어나갈 생각이다. 
감사의 시간이었다.

                        손홍주(씨네21 사진부장, 경성대 사진학과 겸임교수)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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